목은 이색(李穡)의 증손자인 이개(李塏)는 집현전 부제학을 역임한 문신이다. 그는 명황계감(明皇誡鑑) 작성, 훈민정음(訓民正音)과 동국정운(東國正韻) 창제에 참여했고, 세자였던 단종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계유정란 후 환관을 공신에 책정하려던 세조에게 적극 반대하며 사직을 자청했지만, 사직을 허락받지 못했다.
그 후 성삼문(成三問) 박팽년(朴彭年) 하위지(河緯地) 등과 함께 단종 복위를 모의한 죄를 쓰고, 작형(灼刑; 불에 달군 쇠로 몸을 지지는 형)과 거열형(車裂刑; 두 다리를 두 대의 수레에 한쪽씩 묶어서 몸을 두 갈래로 찢어 죽이는 형)의 잔인한 사형을 받고 생을 마친 사육신(死六臣)의 한 분이다.
위 시조는 수양대군의 광포(狂暴)로 한성에서 영월로 어린 왕 조카 단종을 유배시키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아픈 심정을 초가 타고 촛농이 떨어지는 것에 비유하여 읊은 완벽한 정격이며, 순우리말 절명시조(絶命時調)이다.
초장{방 안에 혓는 촛불/ 눌과 이별 ᄒᆞ엿관ᄃᆞㅣ? }
“방 안에 켜 놓은 촛불/ 누구와 이별하였길래?”에서 촛불을 의인화하여 대화의 상대로 끌어와서,
중장{것츠로 눈물 디고/ 속 타는 줄 모르는고,}
“겉으로 눈물짓고/ 속 타는 줄 모르겠나.” 촛농이 떨어짐을 눈물 흐름에 빗대며 어린 왕에 대한 자신의 충정을 타는 촛불로 표현했고(重意法),
종장{뎌 촛불, 날과 갓트여/ 속 타는 줄 모른다!}에서 “저 촛불, 나와 같아서/ 속 타는 줄 모른다!” 촛불 타는 슬픔을 본인과 동일시한다(咏嘆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