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의 별명은 ‘간담회 교육감’이다. 한 언론매체의 보도 때문이다. 그 매체는 교육청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도 교육감 취임 이후 눈에 띄게 간담회 개최 건수나 많다고 보도했다. 실제 도 교육감은 지난해 6월 취임한 이후 6개월 동안 총 248회에 걸쳐 3천5백여만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의 간담회 사랑은 올해도 여전하다. 1월 24건, 2월에도 21건의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 유관기관 협의(회)등 총 52회에 걸쳐 1천2백여만원을 지출했다. 내용만 놓고 보면 참 많은 시민과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며 내밀하게 소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하고 괴이한 일이 벌어졌다. 교육감이 정작 학무모들과의 만남은 극구 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에게 상해를 입히면서까지 그야말로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다.
지난 21일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는 학부모 단체의 관계자가 교육감실 문에 손가락 3개를 찧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친 어머니는 ‘울타리가 되어 주는 학부모 모임(이하 ‘울학모’)‘ 회원으로 전교조와 시 교육청 간의 단체협약 철회와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는 중이었다.
전교조가 대법원으로부터 법외노조판결을 받은 단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 교육감은 학부모들과의 면담도, 단체협약 철회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랬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에게 상해까지 입힌 것이다. 그러고도 이제까지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 조차 없다고 한다. 불통도 이런 불통이 없다.
교육청은 학교를 위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학부모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낳고 기르는 분들이다. 내 아이의 교육을 책임진 곳을 세심히 살펴보고 합당한 요구를 할 권리가 있다. 교육감이 제일 신경 써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 당사자들이다. 그런데도 학부모들과의 만남 자체를 극렬하게 거부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게다가 상해까지 입히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은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소양마저 의심케 한다.
도 교육감은 평소 ‘기회는 균등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주창한다. 하지만 이는 ‘기회는 차별적으로, 불의(不義)마저 불사(不辭)하며’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도성훈 교육감에게 촉구한다. 전교조와의 불법적인 단체협약을 취소하고 학부모 면담을 즉각 시행하라. 또한 상해사건에 대한 사과와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를 확실히 약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