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검찰일보 오상택 기자]=우리를 무겁게 누르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따뜻한 햇볕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며 점점 바다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항상 이 시기가 되면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해양사고 또한 늘어난다.
바다에서 발생되는 안개, 즉 해무(海霧)는 태풍과 달리 부지불식간에 찾아오고 지형특성상 국지적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해무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은 마치 두 눈을 가리거나 바로 앞에 거대한 장벽을 마주하는 것처럼 무방비 상태가 돼 해양사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3월 이후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겨우내 차가웠던 바다가 만나 짙은 안개가 발생되어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예방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 4일 오후 2시4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동쪽 12km해상에서 2,989톤급 화물선이(승선원14명) 짙은 바다안개로 시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암초에 부딪쳐 선박에 파공이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화물선은 중국 대련항에서 철자재물 4,435여톤을 싣고 출항하여 부산항으로 항행하면서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목포해경의 신속한 구조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목포해경 최근 3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저시정 경보가 총 228회로, 이 중 3월에서 7월인 농무기에 가장 많은 197회(86.4%) 설정됐다.
또한 해상조난사고 총 981척의 사고 중 농무기에 400척(40.7%)의 사고가 발생하였고, 특히 3월 이후부터 점차 사고발생 증가추세가 나타난다.
사고유형별 저시정에 기인하는 사고로는 충돌‧접촉(22.5%), 조난 및 방향상실(17.1%), 부유물 감김(8%), 좌초(7%) 순으로 발생했으며 시정 불량에 기인하는 사고가 전체의 57.3% 차지했다. 이어 선종별로는 어선(64%), 예부선(8%), 여객선(7%)순으로 발생했고, 3월 이후 어선들의 본격적인 조업과 레저 활동 및 낚시객의 증가로 인해 사고 개연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농무기 해양사고는 대부분 무리한 운항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활동을 통해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농무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혹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주의사항을 반드시 준수하기를 당부한다.
첫째, 선박을 운항 할 때는 항법을 준수해야 한다. 항법은 서로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안개로 인해 시야가 나빠지더라도 약속된 항법을 준수한다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둘째, 출항 전 기상상태를 점검하고 항해 중에도 통신기를 이용해 기상예보를 수시로 확인해야한다. 안개는 부지불식간에 찾아오고 국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셋째,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한 운항을 자제하고 음주·졸음운항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짙은 안개와 높은 파도 등으로 해상특보가 발효된 시기에는 선박을 운항하지 않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넷째, 해양활동 시에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견시를 철저히 하는 등 해양 종사자 스스로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겠다.
* 안전한 바다를 위한 ‘경비함정 섹터 책임제’ 시행
이러한 해양사고를 방지하고자 목포해경은「경비함정 섹터 책임제」를 시행하여 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있다.
「경비함정 섹터 책임제」란 해양에서의 사고 위험성을 분석하여 출동 경비함정이 사고예방활동 등 적극 대처하기 위한 제도로써 스마트폰 없는 당직체계를 필두로, 기상정보․항행정보․기상 악화 시 안전조치․화재충돌 등의 안전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농무기에는 저시정 등으로 항해장애물 등을 발견하지 못해 선박들이 항해 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어, 특정수역내의 선박통항의 흐름과 사고예방을 위해 레이더, 통신기기(VHF,SSB)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선박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또한 통항선박이 필요로 하는 살아있는 정보제공을 위해 기상정보,항행정보, 이동명령, 안전관리로 구분하여 통항선박이 항해 시 주변해역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 안전한 항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목포해경서 출동 경비함정은 관할 내 책임의식을 가지고 매일 해역별·시기별 치안수요를 분석하여 사고 위험성이 높은 해역의 경우 사전에 예방순찰로 해양사고가 발생치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 해양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안전의식 고취
해양경찰은 안개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 전광판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좋은정책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따라 최선의 방책이 되는가 하면 오히려 무용지물이 될 우려도 있다. 해양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선박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안개는 예고 없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국민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 염두에 두고 출항할 때 사고 없는 평온한 바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