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람시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대한민국 민심은 정확했다. 다른 말로 포장하고 아무리 변명해
도 한마디로 당과 후보가 지향하고 생각하는 속내까지 표심은 짚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민심을 읽어내
지 못해 책임을 회피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는 정당과 후보는 결국 버림을 받을 것이다.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는 드러난 외형보다는 당원일지라도 진영을 떠나 자신이 속한 당이 룰을 어기고 당원의 의사를 무시한다고 판단될 때, 상대 당과 후보를 선택하거나 투표를 포기함으로써 더 미래를 내다보고 자당을 심판하는 성숙한 주권의식을 보여준 선거라는 것이 희망이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뼈를 깎고 살을 베어내는 고통을 감내하고 스스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2년 뒤 총선에서도 냉혹한 표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보수와 진보개혁의 정신을 살려 균형 잡힌 양당제가 정착되려면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 계파정치를 벗어나야 한다. 걸출한 정치지도자가 리더의 품격으로 이끌어 가던 한 시대도 필요했지만,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오늘의 시대는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연구하고 노력해 국익과 민생에 도움이 되는 법안을 발의하고 정부가 펼치는 정책을 검증해 도울 것은 돕는 성숙한 상생의 정치를 펼쳐가야 할 시대인 것이다.
전과가 수두룩하고 자격 미달인 이들을 포함해 부족한 공부도 하지 않고 소신 없이 몰려다니며 어디에 줄을 설까 눈치나 보고 다음 공천에 목을 매는 정치꾼들은 이제 좀 정치권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다. 그것을 조장하고 또 그런 생각을 가진 보스들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정치 발전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
‘국민의힘’은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던 지난 아픔을 딛고 크게 잘한 것도 없이 승리한 이번 두 번의 선거를 통해 더 낮아져야 함을 배웠을 것이다. 삶이 그러하듯 정치와 권투는 고개를 쳐드는 순간 얻어맞는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민주 발전에 기여해 온 뿌리깊은 민주당이 당내 민주적 시스템이 흔들려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의힘’은 지금보다 한층 더 공천 시스템을 포함한 개혁에 속도를 내야만 한다. 국민들이 생각하기를 '진정으로 저들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또 민생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구나' 인정하게 되고 정말로 그러한 정치로 체질이 바뀌게 되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정당과 정치인이 끝까지 지키고 섬겨야 할 대상인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고 교묘하게 이권을 탐하며 패거리 정치로 끼리끼리 권력만 지키려 한다면 그건 처음부터 정치를 잘못 배운 것이다.
끝으로 서민들은 작은 죄를 범하기만 해도 예외 없이 응당한 법의 처분을 받는다. 새 정부는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검찰 출신들이 요직에 두루 배치되는 것 같은데, 과연 선거 전부터 공방이 되어 왔던 의혹 사건들은 물론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서도 그 저울 추가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엄정하고 공정하게 적용되고 집행되는지 국민들은 또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