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검경뉴스]=북한의 6.25남침으로 조국이 적화될 위기에 처했던 1950년 7월 13일, 나이 어린 전남지역 중학생 183명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혈서를 쓰고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던 날을 기리는, 전남지역 학도병 출전 68주년 기념식이 여수에서 개최되었다.
어린 생명을 던져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넋을 추모하고 살아계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이「전남지역 학도병 6·25출전 68주년 기념식」기념식은 68년 전 학도병들이 자원입대했던 바로 ‘그날 그 시간’,인 7월 13일 11시, 여수시 진남문예회관에서 거행되었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회장 고효주. 70세)가 주최하고 월남전참전자회 전남지부가 주관한 이 기념식에는 생존학도병 및 유가족, 6.25 및 월남전참전 등의 국가유공자, 군 장병, 학생, 시ㆍ도민과 육군 제7391부대장, 국가보훈처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전남지역 학도병들의 ‘화개전투’를 다룬 ‘군번 없는 어린 용사’ 동영상 상영과, 생존학도병들에게 감사패, 기념품, 꽃목걸이가 증정되고, 경과보고, 감사의 경례, 전남지사의 기념사, 여수시장의 환영사와 ‘학도병들께 드리는 헌시’ 낭송과 안무, 그 당시 불렸던 진중가요, 군가제창 등 순서로 진행되었다.
입대할 의무가 없던 전남지역 (여수.순천.광양.보성.고흥.강진 등) 17개 중학교 15~18세의 학생 183명이 ‘조국수호“의 혈서를 쓰고, 1950년 7월 13일, 순천에 임시 주둔하던 국군 15연대에 자원입대, 6개소대의 독립 학도중대로 편성되어 9일간의 기초훈련만 받은 후 무기도 없이 이미 적에게 함락된 전주탈환작전에 투입되기도 했었다.
북한군은 아군이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열구축을 미처 하지 못하는 사이에 전선의 측면으로써 방어병력이 전혀 없고 무방비 상태이던 경남 진주를 7월 25일 중으로 점령하고 이어 마산을 거쳐 임시수도 부산으로 침공해 전쟁을 속전속결 끝내려 계획했다.
학도병들은, 이와 같은 목적으로 1950년 7월 25일 새벽, 전남구례에서 섬진강변을 따라 경남 하동 화개장터 앞을 은밀히 지나가던 소련제전차 및 대공화기 등으로 중무장한 인민군 최정예 6사단 선봉대대(전원 중국 공산당 팔로군 출신)를 소총만으로 매복 공격함으로써 적의 진공을 15시간 지연시키는 치열한 혈투를 벌렸다.
이 ‘화개전투’에서 학도중대는 70명이 전사 및 실종되는 희생을 치렀으나, 그 희생으로 하동-진주-마산을 거쳐 부산 점령을 목표로 기습적으로 동침(東侵)하려던 북한군 속셈이 노출되고, 진주함락을 7일이나 ‘지연’시켜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열구축에 필요한 절대 절명의 골든타임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국가가 부르기도 전에, 스스로 자원입대해 화개전투, 진주촉석루전투, 진동사수전투 등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하신 이 지역 학도병들의 푸르른 충혼은 휴전이후 아무런 관심 없이 망각되어 왔으나 월남전참전자회 여수시지회가 2014년 7월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6.25참전학도병동지회 정효명 회장(84세)은 답사에서 “조국수호를 위해 혈서를 쓰고 자원입대했던 소년들의 충성심에 대해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었는데, 월남전참전 후배들을 비롯한 민(民)군(軍)관(官)이 힘을 합쳐 매년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해 줘 이제야 한이 풀리는 것 같다.” 라고 말했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 고효주 회장은 “전남지역 학도병들의 화개전투 등 활약상이 6.25전쟁사에 정확히 기록되고, 학도병 가족찿기 및 추가 유해발굴, 충분한 자료수집 및 백서발간, 다큐멘터리 및 극영화 제작 추진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라고 계획을 말했다.
특히 “6.25전쟁발발 후 전남지역 학도병들이 가장 먼저 조국수호를 혈서로 다짐하면서 출전한 이 날 7월 13일을 “학도병의 날” 정부기념일로 지정해서 수많은 6.25참전 학도병들의 충혼을 계속 선양하고 후대들에게 기억시켜줄 것을 국가에 청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